글제목 : “기후변화 이미 임계점 넘었다. 강하게 정지버튼 눌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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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시센터 작성일 22-02-10 15:00본문
“기후변화는 이미 임계점에 이르렀습니다. 다만 우리가 운이 좋고 또 빠른 시간 안에 적절한 대응을 한다면 ‘아마도’ 우리는 짧은 시간 안에 기후전쟁의 피해를 복구하고, 지속가능한 인류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을 겁니다. 2030년까지 기후변화 문제는 결론이 날 겁니다” 진주녹색당과 진주환경운동연합이 연 ‘2020 진주기후학교’의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윤양원 미래에너지연구소장은 이 같이 말했다. 기후변화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새 이미 임계점에 이르렀고, 한시라도 빨리 대응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우리를 찾아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기후변화로 인한 파멸까지 300미터 가량의 거리가 남았었다면, 1970년까지 우리는 50㎢/h의 속도로 100미터를 주파했고, 2020년 까지 100~200㎢/h의 속도로 100미터를 달렸다. 이제 100미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강력하게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인류는 파멸을 맞이할 것이다. 강력하게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해도 이미 임계점을 넘은 상황에서 적지 않은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반 시민이 할 수 있는 건 기후변화 방지를 요구하며 조직을 만들고, 시민사회운동을 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가, 세계 단위의 기후변화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윤양원 소장은 기후변화가 장거리 저격의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기후변화의 1차적 피해자는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 문제를 도덕적 논리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그는 “총알은 초속 900미터로, 소리는 400미터 미만으로 전파돼 장거리 저격 시 총을 맞은 사람이 죽고 나서 총소리를 듣는다. 기후변화도 이처럼 인식하지 못한 사이 서서히 다가오며 문제가 된 뒤 인식하게 된다”며 지금 당장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지금의 기후문제는 50년 전 온실가스 배출에 기초한 것이라며 지금 탄소배출을 모두 중단해도 50년간 현 추세는 유지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기후문제가 다방면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고 있다며 남태평양의 투발루, 이탈리아 베네치아 등이 물에 잠기거나 시베리아의 빙하가 녹는 것, 호주나 캘리포니아에 대형 산불이 난 것에 더해 전쟁과 난민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배후에 기후변화가 있었다며 “(기후변화로) 밀 생산이 줄면서 가격이 폭등하자, 러시아가 시리아에 지원하던 밀을 끊었고, 반군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수단의 다르푸르 문제에도 “사하라 사막이 연일 확장되면서 초지를 찾아 남하하는 유목민들이 원주민들과 충돌하면서 많은 사람이 죽게 된 것”이라 전했다.
윤양원 소장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세계적, 국가적 노력이 필요함에도 UN은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한 목표 17가지 가운데 하나로 ‘Decent Work and Economic Growth(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을 꼽고 있다며 성장 패러다임을 버려야 함을 역설했다. 또한 우리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수치 안에 환경에 나쁜 석탄가스 등을 이용하는 IGCC(석탄가스화복합발전), 폐기물, 바이오 에너지가 들어 있는 점도 문제라고 했다. 온실가스 감축 기준을 선진국들과 달리 불명확한 ‘미래배출 예측량 기준(BAU 방식, 37% 감축)’으로 설정해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83.5% 증가한 온실가스 배출치를 목표로 정한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윤양원 소장은 강의 말미에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는 요르겐 랜더스 노르웨이 경제대학교 비즈니스 스쿨(BI) 명예교수의 책 제목을 인용하고, △지금의 경제규모와 성장 속도를 유지하면서 전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함을 인식할 것(지속가능성의 한계에 대한 인식) △(석탄화력발전에서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대전환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활성화 △(탄소배출 제로화를 위한) 그린뉴딜 시행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의응답 시간,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기후변화 방지 노력 방안에 그는 “효력 있는 기후변화 대책은 세계적, 국가적 단위로 세워지고, 자치단체, 지역민이 이에 함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기후, 위기냐 전쟁이냐」의 저자이기도 한 윤양원 소장은 이날 기후변화나 기후위기, 기후재앙이라는 말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며, 현재의 상황을 적확히 표현하려면 이 셋을 포괄해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기후변화라는 말은 기후문제의 원인은 보지 않고 결과만 보는 측면이 있고 우리가 이해당사자라는 걸 배제하는 듯한 표현이며, 기후위기는 기후문제가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기후재앙은 우리의 노력과 별개로 기후문제는 불가항력적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 그는 기후전쟁이라는 말을 책에 쓴 것도 이 때문이라며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기후문제의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